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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보고 '애벌레ㆍ바퀴벌레'라고

관리자 │ 2011-05-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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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애바다 애바. 가자 가."

경기도 수원시 모 고교 교사 K씨는 최근 학교 복도를 걷다가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 멀리서 모여 있던 학생들이 자신을 보자마자 '애바'라는 단어를 수군거리며 자리를 피했던 것.

K씨는 "무슨 뜻인지 몰라 나중에 다른 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애바'라는게 '애벌레, 바퀴벌레'의 준말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선생님한테 그런 말을 쓸 수 있는지 너무 마음이 상했었다"고 말했다.

역시 경기도 지역의 한 초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L씨는 성적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학생들 사이에 비속어와 은어가 일상적 언어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L씨는 "어느 날 아이들이 서로 'ㅆ'자 말을 쓰고 있기에 서로 싸우는 줄 알고 달려가 살펴봤더니 서로 친근감을 표시한 거라고 했다"며 "학생 상당수는 서로 육두문자를 써야 친해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0∼11월 전국 초중고생 1천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73.4%는 매일 한 차례 이상 욕설을 한다고 답했으며, 특별한 이유없이 습관적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작년 한글날을 맞아 실시된 교총의 교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1%가 '학생들의 대화 절반 이상이 조사를 빼면 욕설과 비속어로 채워져 있다"고 답했다. 경기도교육청의 학생문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학생의 61.3%가 교사로부터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해 교사들도 폭력적인 언어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내 언어파괴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교육계가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충북교육청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에서 '학생언어문화 개선' 발대식을 갖고 내년 2월까지 범사회적인 언어순화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우선 전국 초중고교에 학생들의 바른 언어습관 형성과 언어폭력 예방ㆍ진단ㆍ치료를 위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고, 16개 협력학교와 100개 협력교실을 지정해 특별 수업을 실시한다.

또 교사들의 언어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람직한 언어와 써서는 안될 표현을 정리한 교사언어 표준화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으며, 관련 원격연수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언어파괴 현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한글날 전후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각종 행사를 집중적으로 열고, 정부와 교원단체, 시민사회단체, 학부모, 청소년단체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교총 관계자는 "학교 안에서 욕설 등 불건전한 언어가 일상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캠페인을 성장기 아동의 바른 언어사용 습관 형성과 언어폭력 예방 및 치료를 통한 건전한 언어문화 유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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